부와 명예 속에 감춰진 유대인들의 슬픈 역사

세계에서 가장 권위와 명성이 있는 노벨상은 모든 이들이 꿈꾸는 상이다. 노벨상을 받는다는 것은 개인적 명예임과 동시에 국가적 명예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과학기술 등과 같은 분야에 천문학적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01년부터 2019년까지 9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벨상을 받았고 그 가운데 20%가 유대인이었다.
 물론 역사적으로 그들의 출신 국가들은 다양하지만 그들의 민족적 배경은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을 받은 유대인들의 교육법이 궁금해 탈무드나 하부르타 교육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대인들 가운데 이런 수많은 업적을 이룬 이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노벨상 재단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세계적인 유대인 과학자, 석학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슬픈 역사가 큰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다. 유대 민족의 역사는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강대국의 침략과 그로인해 나라 없이 떠돌며 살아온 유랑의 역사다. 그들은 고대 앗수르와 바빌론에 의해 국가가 멸망한 후 제대로 국가로서 세워진 적이 없다. 아주 짧게 하스모니안 왕조가 존재하긴 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고 그들은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주후 70년 예루살렘이 파괴 된 뒤 나라 없이 1900여 년을 떠도는 민족이 되었다.

예수님이 사역하시던 당시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의 산하에서 자신들의 삶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 가운데 우리는 크게 세 부류의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바리새인으로 불리는 율법주의자들과 사두개인이라고 불리는 정치적 종교지도자, 열심당으로 불리는 반 제국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후에 크게 두 부류로 나뉘게 된다. 주후 132~135년에 있었던 바르코크바 항쟁으로 인해 유대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땅에서 살 수 없고 쫓겨나게 된다. 유대인들의 항쟁이 지긋지긋하던 로마는 유대인들을 내어 쫓고 그 땅을 다른 민족에게 내어주고 이름도 유대 사마리아에서 팔레스틴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게 된다. 그 이름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온 세상에 흩어진 유대인들은 여전히 하나님의 약속을 부여잡고 살았고 그 가운데서 종교적 열심이 더욱 충실해지는 사람들과 더 이상 종교에 붙들린 게 아닌 살 길을 찾아 나서게 된 이들로 나뉘게 된다. 이들을 동화파와 반동화파로 불리게 된다. 

 동화파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땅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의 영주와 타협을 하게 되고 유대적 요소들을 포기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반동화파들은 자신들의 종교성을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그들만의 마을을 만들어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유대인들의 역사는 박해의 역사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매순간 박해와 학대 그리고 수탈의 대상이 되었다. 유럽 기독교의 가장 암흑기였던 시기에는 유대인들에 대한 온갖 루머와 누명이 있었다. 그들은 이교집단 혹은 마녀사냥으로 화형을 당하기도 했고 한 마을이 몰살당한 역사도 있다. 이런 역사 속에서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태생을 숨길 수밖에 없었고 살아남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게 된다. 무엇이라도 탁월하게 잘하는 분야를 만들어서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중세는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그들에게는 농노가 될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천한 직업이었던 백정이나 청소 같은 일이었고 그 당시 금융이라는 것이 아직 발달 되지 않았을 시기에 돈을 만지는 것은 부정하고 사악한 일로 여겼기에 유대인들에게 허락되었다. 

이후 산업혁명을 거치며 재화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면서 이를 다루던 유대인들은 고금리와 환전 그리고 보석을 통한 거래를 통해 그 당시 유럽 안에서 엄청난 부를 쌓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2등 시민이었고 언제든지 밀려날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천금 같은 기회들이 찾아온다. 프랑스의 시민혁명 이후 공교육이 사회적으로 크게 보편화 되면서 유대인들도 공부를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게 된다. 그동안 억눌려왔던 것들이 폭발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은 학업 분야에서 그들이 쌓은 부와 재력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유수의 대학들을 지원하거나 세우게 된다. 대표적으로 하버드, 예일과 같은 아이비리그 대학과 유럽의 소르본대학, 본대학 등 많은 학교들이 있다. 

이런 대학들 안에서 유대인들을 인재로 키우는데 엄청난 지원을 하고 그 결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 메치니코프, 에를리히 같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탄생하게 됐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 중 누구도 유대식 교육법인 하부르타나 탈무드 교육이라는 체계를 가지고 배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가 아는 그런 책으로 배우는 교육을 배우지는 않았다. 다만 이들은 삶 속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부모님들을 통해서 어떻게 사고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배웠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만 하더라도 그를 교육한 것은 학교이지만 그에게 창의적 사고와 지혜를 갖게 한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 

 유대인들의 놀라운 업적과 명예는 그냥 그들의 교육법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살아온 뼈아픈 역사 속에서 배워온 성경적 지혜,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허락하신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슬픈 역사 속에서 일궈낸 명예와 부이지만 그 너머엔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음을 이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김요셉 목사